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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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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안에 다녀와서
이름
음악과
등록일
2008-01-17



2008년 1월 8일 아침 7시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1학년 음악과 김희래, 노지영, 박예지, 원지은 네 학생과 함께 태안으로 출발하였다. 작년 12월부터 태안으로 함께 가자고 광고했을 땐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관심을 보여 주셨지만 올 초 태안의 날씨가 좋지 않아 신청이 연기되는 바람에 보충수업이 시작되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 고속버스로 왕복 6시간이 걸리고 오고 갈 때 모두 밖이 어두워서 차안에서는 책보기, 수다, 수면 외에 별다른 할 일이 없었다. 오전 10시가 넘어서 관광버스 한 차 가득 봉사자들은 십리포에서 가까운 조그만 항구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어귀는 여느 농촌과 다름이 없었지만 문을 닫은 횟집들과 길가에 쌓인 굴 껍질을 보면 이곳이 바닷가 근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10여분 정도 열을 지어 언덕을 넘어가니 비닐로 쳐 놓은 천막과 장화더미와 함께 수평선을 드디어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한국교회봉사단을 통해 신청한 일반인과 사랑의 교회 성도들과 함께 갔는데, 도착해서 보니 봉고차나 승용차로 도착한 단체나 개인들도 많이 있었다. 먼저 방제복과 장화, 장갑을 착용한 뒤 모래사장을 지나 자갈이 무수한 절벽 아래 해변으로 옮겼다. 쓰레기 봉투와 흡착포가 가득 든 부대자루는 두 사람에 하나씩 배부 되었다. 아스팔트 도로를 포장할 때 지나가면서 맡을 수 있었던 기름 냄새가 역겹게 났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오염 정도가 많이 줄어들었다곤 하지만 할 일은 너무나 많았다. 한 사람이 기름을 손으로 닦는 방법으로는 우리 교실 크기에 하루 종일 20명 이상은 배치되는 것 같았다. 기름이 돌에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쇠 젓가락과 면 수건으로 수십 번 문질러야 했고, 바위 아래 자갈, 그 아래 모래까지 깊숙이 베어 있는 기름을 다 닦아내려면 면적으로 볼 때 진도를 빨리 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한들 땅 속으로 베어버린 기름은 어쩔 수 있을까. 오후가 되면서 밀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봉사자들은 자리를 뭍 쪽으로 점점 옮기면서 기름을 닦았고 흡착포를 길게 늘여놓은 뒤 철수 했다. 그러나 육지로 귀환하면서 뒤돌아보니 우리가 공들여 닦았던 바닷가로 다시 기름이 밀물과 함께 떠밀려오는 것이었다. 우리의 힘을 조금이나마 오염된 바다를 깨끗이 하는데 보탤 수 있었다는 뿌듯함과 오늘 하루의 노력이 너무 미약하게만 느껴지는 안타까움이 교차되며, 그래도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하게 여겨졌다. 바라기는 더 많은 인원이 앞으로 오랜 시간 태안을 방문하여 어촌 주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마을마다 입구에는 “태안주민 여러분 힘내세요.”라든지 “자원봉사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서로를 향한 마음들이 플랜 카드에 적혀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도 철수하는 우리들에게 “어디서들 오셨나..”하며 질문 같기도 하고 혼잣말 같기도 한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학생 중 한명이 “화이팅!”하고 외쳐 드려서 대답도 아닌 구호로 마음을 전해드렸다. 아무쪼록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태안에서 보람 있게 기름 제거 작업도 하고 흙바닥에 앉아서 뜨끈한 김치찌개도 맛보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교훈을 온 몸으로 느껴보는 겨울이 되길 바란다. 일행 중에 김희래 학생은 다음 주에 교회에서 다시 한 번 온다고 했다. 여러 번 방문해서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혹시 처음 가실 분들은 두꺼운 양말을 지참하셔서 장화 속 발가락이 시리지 않게 대비하세요.



피아노 전임교사 남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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